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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처녀편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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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athryn 작성일23-09-04 15:23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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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동안을 지나니 강 박사도 차차 기운을 회복하였습니다. 하고 얼마 있다가 순홍은 모든 감정을 억제하는 듯이 다시 앉아서 들먹들먹하는 순영의 등을 바라보면서 묻는다. 하고 소매로 눈물을 씻으며 순홍은 말을 계속한다. 순홍은 말은 명령적이었다. 그제야 순영이가 고개를 들고 눈물을 씻으며. 순홍은 순영의 얼굴에서 무엇을 찾아보려는 듯이 이윽히 보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미란은 선언하는 듯이 현마를 바라보았다. 자기도 필연코 그중의 한 사람일 것이기는 하나 미란은 그 천치 같은 얼굴들에 구역이 나고 염증이 나며 군중의 낯짝 하나하나에다가 춤을 뱉고 발을 밟아서 까뭉개고 싶은 충동이 솟았다. 말하던 김에 시원히 그 말까지 하여 버리고 싶은 유혹이순홍의 마음속에 일어났으나 순홍은「비밀」이라는 동지간의 맹세를 생각하고 입을 꽉 다물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죽는 것이 좋다고 하는 봉구의 말이 순영의 뼈 속까지 찌르르하게 하였다. 순홍은 봉구의 일을 알 듯하다. 오늘만 지나면 내일부터는 봉구의 목숨은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 오늘 공소를 아니하면 내일부터는 당신 목숨 없소 하니까 픽 웃더라나. 『감옥에서 나와서 참고 참았던 것을 오늘 다 울어 버릴련다. 무슨 일이 있어서 이 두 학생이 찾아왔는지는 모르거니와 김종렬, 이희경 양인이 함께 온 것을 보니 학생 전체에 관한 일이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사년급 전체에 관한 일인 줄은 알았다. 학생이 마침내 말을 건네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올 때에는 오빠보고 그 말을 하려고 왔는데 오빠가 그렇게도 괴로워 하는 것을 보니까 내가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또 오늘 한번 순홍을 만나보지 아니하면 다시는 그렇게도 사랑하고 사랑 받던 오빠를 만나볼 기회가 없을 듯도 하였다.


그러니까 지금 순홍이가 할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자기의 죄상이 발각이 도기 전에 해외로 도망을 해버리든지 그렇지 아니하면 마지막으로 죽을 일을 한번 더 해보는 것이다. "수길아, 너는 지금 곧 공중전화로 유불란 선생에게 전화를 걸어라. 선주도 순영의 뜻을 알므로 윤 변호사가 가 있을 만한 곳에는 다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혹은 다녀갔다고도 하여 있는 데를 알 길이 없었다. 꼭 어머니 곁에만 있을 께요. 영채는 잠이 깨지 아니한 채로 고운 팔로 월화의 목을 꼭 쓸어안았다. 하고 순영은 목을 놓아 운다. 모두 주렸고나 〈. 쾌락을 찾아서 쾌락을 얻지 못하고 모두 주렸고나.〉 순영은 여러 동부들이 저마다 브랜디를 마시어 가며 화나는 청지연을 퍽퍽 불 때에 가슴이 막힐 듯이 괴로웠다. 그는 내일 두칠이와 함께 먼 곳, 원산 방향으로 일터를 찾아서 길을 떠난다고 아니하는가. 그러나 순홍은 그 아내나 순영이나 다른 말을 내일 기회를 주지 아니하고 자기의 말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순홍은 벽을 향하고 서서 대답이 없었다. 하고는 더 변명하려고도 아니하고 엇 볼 일이나 보고 가겠다 하는 듯이 자기도 일어서서 뒤로 돌아선 순홍의 등으로 향하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게 할까. 그러고 만일 자기가 이번에 묶여 간다 하면 그것은 이 세상을 마지막 이별하는 것임을 순홍은 잘 안다. 전당국장이 일흔두 살 먹은 영감으로 작년에 마누라가 죽고 자식들은 다 장남하여 따로 살고 하니 들어가 말벗이나 하면서 의복이며 음식 시중 같은 것이나 착실히 보살펴 주고 하면 죽는 때 오천 원 주마는 것도 있었다. 순홍이가 중학교 시절부터 과격한 언행을 즐겨하던 것을 생각할 때에 더욱 순영은 이 추측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또 순홍이 본래의 천성과 지금 하는 말로 보아 장차 생명을 내어 놓는 무슨 위험한 일을 하려는 결심이 있는 것도 추측할 수 있었다. 장차 잡화까지를 널리 벌여놓게 될는지도 모르나, 무섭게 불어 나가는 돈 이자 앞에 그의 상점이 얼마나 견뎌 나갈는지는 볼 만한 거라고 그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음성은 음악이요, 그의 말은 시였다. 그의 눈앞에다 지나간 삼주일 내로 하여 오던 일과. 아까 학교에서 오던 길에도 순홍에게로 가 볼 생각이 없지 아니하였으나 순홍이가 자기를 미워하므로 감히 찾아갈 용기가 아니 났던 것이다. 하면서 순홍의 곁에 가 앉는다. 순홍의 부인도 눈이 둥그레진다. 모두 돈푼에 나 눈이 벌겋고. 사랑의 효용을 생각하는 것은 연애윤리학자(戀愛倫理學者)나 연애 공리학자(戀愛功利學者)들뿐이요, 그 실천자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칠성이의 장사는 내 장사나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너 무슨 면목으로 내 집에를 또 오니 내가 오지 말라고 일렀지? 해가 뜨고 지고 바람이 불고 자고 별들이 생기고 깨어지고 또 새로 생기고 모든 물질이 합하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알지만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꼭 조선 사람들이 날마다 바짝바짝 쟁개비에 지지는 잔고비떼 모양으로 마르고 졸아 들어 가는 것을 빤히 보고도 어찌할 도리는 없어. 또한 입기 전에는 때가 탄 곳을 간단히 닦은 후 다림질을 꼭 해야 한다.


그보다는 맨먼저 타 파 해야 할것은 그 야만의 조혼 제도야요. 사국에게 서면통보를 전달함으로써 그 사안을 공동위원회에 또한 회부할 수 있다. 차라리 깨닫지 말고 살라 버렸더면 편하였을는지 모르거니와 그래도 똥개 천에 내어 던지었던 양심 예수의 가르침 공자의 가르침 이름 지을 수 없는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민족 단체의 가르침 학교에서 들은 모든 교훈과 학교와 세상에서 보아온 여러 사람들의 거룩한 행위! 봉구. 낙원이 (아들의 이름). 『윤이 왔는데 봉구 씨는 공소를 아니 한대. 집에서는 돈을 아니 주어서 내가 점심 한때를 굶어 가면서 네 학비를 다기를 이태나 했어. 내가 오늘 실컷 울었다. 자기는 아무리 종친이라고 하나 세력 없고 돈 없고-시정에 배회하는 한낱 부랑자요, 저편 쪽은 나는 새라도 떨굴 만한 세력가이어늘, 무슨 까닭으로 오늘 이렇게 자기를 환대하나? 『그럼. 정말 이야요. 두고두고 생각하다가 오늘 아침에 아주 백가 놈을 죽여 버리고 그 놈의 집에 불을 놓고 그 불두덩이에 나도 뛰어 들어가 죽기로 결심을 했어요. 정말 네가 백가 집에서 나올 테야? 나는 네가 백가 놈의 첩이 된 줄을 알고는 칼로 너를 푹 찔러 죽이려고 했었다. 네가 그렇게 더러운 것이 되어 버려서 내 얼굴에 똥칠을 할 줄이야 누가 알았니? 그놈이 내 몸과 내 일생을 모두 버려 주었으니까. 그러나 똥개천 개 내버렸던 영혼과 양심은 마치 추근추근한 귀신 모양으로 혹은 조용한 틈을 타서 혹은 달 때에 꿈이 되어서 혹은 여러 사람들의 말이 되엇 쉴 새 없이 순영을 괴롭게 하였고 또 돈에서 바라던 쾌락도 생각던 바와는 판 팔결 틀려서 오직 몸과 마음을 지글지글 끓이는 괴로움이 있을 뿐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쯤 옥영의 별도 저 연못 속에 잠들어 있을 테지… 가까워 오는 영훈을 바라볼 때 저 녀석이야말로 모든 일의 화근이 아니던가, 이번의 미란의 실종에도 속에 숨어서 계책을 꾸미고 농간을 부리는 것이 아닐까, 피아노를 가르치러 온 때부터 미란의 마음을 한꺼번에 뺏어간 것이요, 그 후부터 미란의 마음 속에서는 내가 떠나고 저 녀석이 들어앉게 된 것이다.


나는 그 마음 잘 변하고 약고 발라 맞추고. 그러나 나는 그대의 마음 속 한 구석 에서 꿈틀꿈틀 보채는 욕망의 정체를 알고 있다! 정초의 어느 날 밤, 진주는 마침내 양오라비 창수도 있고 한 자리에서 할머니한테 신학문 공부나 좀 하여볼까 한다는 뜻을 말하였다. 그러나 그중에 한 놈도 옛날 뜻을 지키고 있는 놈은 없고.


한 놈도 세상을 위해서 몸을 바치려는 놈은 없고. 단 두 놈도 서로 합하고 서로 도우려는 놈은 없고. 한 놈도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힘을 쓰는 놈은 없고. 이리하여 조선의 아들과 딸들은 나날이 조선을 잊어버리고 오직 돈과 쾌락만 구하는 자들이 되었다 교단에서 분필을 드는 교사도 신문 잡지에 글을 쓰는 사람도 모두 돈과 쾌락만 따르는 이기적 개인주의자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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